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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AWS 합격 후 가지 않은 이유

부제 : 사람의 마음에 ‘절대’란 없다
내뱉은 말을 되돌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나 또한 그렇다. 항상 말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려 노력해왔고, 특히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이 원칙을 더욱 엄격히 지켜왔다.
그런데 이런 내가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번복한 경우가 있었다. 그것도 직장을 퇴사하겠다 통보하고 카운터 오퍼를 수락한 경우다.
‘카운터 오퍼’란 말 그대로 ‘역 제안’이다. 이직으로 인한 퇴사를 통보했는데 현재 직장에서 직원을 붙들기 위해 연봉인상, 승진, 주식 등 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지인들이 카운터 오퍼를 받고 나에게 고민을 털어 놓은 경우가 여러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난 무조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절대 결정을 번복하지 말라고 했다.
1.
‘이 사람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낙인이 찍혀 업무를 수행하는데 신뢰관계를 예전만큼 회복하기 힘들다.
2.
남아있게 되었을때 무슨일(불만, 문제)이 생기면 그때마다 ‘그때 떠났어야 했나?’ 라고 후회가 들 확률이 크다.
그런 내가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했다. 사실 처음엔 절대 내 결정을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번복한 이유는 바로 매니저의 진심 때문이었다.
퇴사를 통보후 싱가폴에 있는 매니저는 그날 이후로 매일 두번씩 전화를 걸어왔다. 처음엔 받으면서 속으로 ‘신경써 줘서 고맙지만 시간 낭비일 텐테’ 생각했다.
매니저는 계속해서 떠나는 이유가 뭔지? 혹시 어떻게 하면 나를 붙잡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난 계속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사실 떠나려는 이유는 기존 조직의 문제때문은 아니었고 커리어의 발전과 연봉인상을 위한 것이었다.
매니저의 전화는 일주일 이상 계속 되었다. 통화를 하면 할 수록 매니저의 진심이 느껴지다 보니 나도 마음에 변화가 조금씩 찾아왔다.
내 원칙을 지키기 위해 거의 불가능한 2가지 조건을 이야기 했다.
1.
7일 안에 연봉을 AWS에서 제시한 것 이상으로 계약서를 제시하여 내가 서명할 수 있도록 할 것.
2.
7일 안에 IC(Individual Contributor)에서 피플매니저로 승진시킬 것.
오해하면 안되는 것은, 내가 엄청난 능력이 있어서 잡으려고 한것은 아니었다. 기존 내 한국매니저가 갑자기 퇴사하게 되었다. 그 시기에 나도 이직을 한다고 하니, 기존 팀에서 시니어 맴버가 모두 빠지게 되어서 업무 공백 발생을 우려한 결정이었다.
사실 불가능할 줄 알았다. 프로모션이나 급여인상은 시기와 절차가 있다.
그런데 매니저는 그 짧은 시간에 모든 예외사항을 적용하여 매니지먼트와 HR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정말 일주일 안에 난 연봉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Second Level Manager를 비롯하여 몇번의 인터뷰를 거쳐 회사에서 최연소 피플매니저가 되었다.
진심에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주변에서 말로만 이야기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당시 매니저는 본인이 한 말을 끝까지 지키려고 엄청난 저항을 감수 했고 결국 해냈다는 점에서 진심이 보였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다. 절대란 없다.
그래서 난 그 이후로 ‘절대’란 말은 쓰지 않게 되었다.
결국 다시 인연이 되어 2년후 다른 직무로 aws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