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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해고된 김에 미국여행

대 자연을 좋아하는 난 행선지를 미 서부로 결정했다. 서부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사실 가족여행으로 미대륙 횡단 로드트립을 계획했는데 아들의 건강 문제로 불발되었다.
8살(현재 9살)에 열 경기를 해서, 서울대, 강북삼성, 중앙대 병원에서 다수 정밀 뇌파검사를 했다. 다행히 이상이 없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아무래도 아내는 아들이 걱정되었나 보다. 나 혼자 다녀오란다. 세상에 이런 와이프님이 어디 있나? 내가 전생에 지구를 구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했다. 아내의 결정에 고맙고 미안하고 했다.
광활한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 하프돔을 보면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까? 내 인생의 전환점을 찾고 다짐할 수 있지 않을까?
→ 결론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 광활한 자연에 압도당하지만 인생의 전환점?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런 건 도대체 어디 있는겨? 이이~?(소년시대 병태)
그렇지만 여행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여행중 난 세가지 물음을 끝없이 던졌다.
난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난 무엇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가?
난 무엇을 잘하는가?
명확한 답을 바로 찾진 못했지만 인생에 방향성과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의구심 또한 마음속에서 계속 올라왔다. 작은 구멍가게겠지만 난 경영자 자질이 있을까? 내가 한 결정이 옳은가? 지금이라도 번복하는 게 좋지 않을까?
뭐 답이 안 나오는 질문들이지만 이런 의구심은 이상하게도 나를 더욱더 자기암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괜찮아”, “인생 별거 있냐?”, “뭐든 못 먹고 살까”, “이게 죽고 사는 문제냐?”, “대박하고 쪽박만 있냐?”, “스타트업이 꼭 올인해서 죽어라 고생만 해야 성공하냐?”, “나만의 적당한 방법으로 성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여행 중 자연에 가장 크게 감동하고 압도당한 것은 그랜드캐년도 아니고, 요세미티도 아니었다.
전혀 예상 못 한 금문교 위에서였다.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금문교에서 바라본 바다가 최고였던 이유는 두 가지다.
1.
정말 대자연의 압도가 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2.
금문교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이유에서 난 답을 찾았다. 꿈에 그리던 그랜드캐년, 홀슈밴드, 요세미티는 물론 좋았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마음속에 그렸던 그 이상의 감동은 없었다.
이처럼 내 사업에 대해서도 ‘성공의 눈높이’를 낮추면 충분히 감동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금문교 위에서 바라본 바다. 엄청난 바람과 구름이 몰려들었다.
두번째로 좋았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