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함에 진심이 있다(멘토링 사례)
얼리인게이지먼트는 세일즈 활동의 핵심이다. 과거 세일즈 직무를 수행할 때와 Business Unit 총괄을 맡고 있을 때 참 많이 듣고 사용했던 말이다.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요청서)가 나왔을 땐 이미 늦었다. 그전에 고객의 주요 이해관계자(Key Stakeholder)를 찾고 고객과 신뢰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하여 RFP 사양(Specification)이 우리 쪽에 유리할 수 있도록 고객에 입김을 불어 넣어야 한다.
이런 세일즈 룰이 참 여러 군데 통한다.
한 멘티가 전역하고 링크드인을 통해 고민이 있다고 연락이 와서 커피쳇을 했다.
[멘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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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op 5 공대 2학년으로 복학 예정으로 학사 후 미국으로 넘어가 석사, 박사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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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박사를 위해 본인이 주변에 알아본 바로 학점이 중요하다고 들어서 Top 3로 편입해서 학점을 4.2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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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티의 학점은 3.8이었다.
몇 가지 조언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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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파악이 제대로 되었나? 미국으로 석박사를 가는데 정말 학교와 학점이 중요할까? 교육 분야 세계 탑인 미국에서 국내 대학을 얼마나 잘 알까? 국내 대학의 학점 4.2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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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Top 3 대학 편입이 쉬운가? 거기다 그곳에서 4.2 학점 받기는 더욱 어려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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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열심히 하면 가능하지만 이 에너지를 다른 데 쏟는 게 낫지 않을까?
나 같으면 이렇게 할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1.
원하는 미국대학 및 지도교수를 리스트업한다.
2.
학교 선배, 링크드인 등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해당 학교나 관련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정중하게 입학에 필요한 정보를 요청한다.
3.
리스트업한 교수에게 메일 or 링크드인 등 보낸다. 나는 한국에서 대학교 2학년인데 학사 후 석박사를 향후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싶다. 교수님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어떤 학업 계획을 갖고 있는지,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에 대한 내용으로 말이다.
4.
알바나 부모님께 돈을 꿔서라도 방학 때마다 직접 리스트업한 미국 교수님들을 찾아간다. 물론 사전에 OK 한 교수님을 찾아갈 수도 있고, 답장이 없더라도 정말 원하는 곳이면 그냥 간다. 만약 못 만나더라도 편지 및 왔다는 증빙을 남긴다.
무모함에 진심이 있다.
교수 입장에서는 답장도 안 했는데 한국에서 미국까지 찾아온 학생을 어떻게 볼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가진 당돌한 학생에 흥미를 가질까? 교수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흥미 이상의 무언가가 전달될 거라 생각한다.
또한 멘티 입장에서 사전에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케미가 맞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목표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분인지 판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입학 지원 공고가 떴을 땐 이미 늦었다. 물론 정공법으로 본인이 경쟁상대보다 차별점을 갖고 있고 이를 잘 표현할 수 있으면 가능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하거나 쉽지 않은 경우,
사전에 교수님과 랩실을 컨텍하고 소통을 통해 합을 맞춰보는 얼리인게이지먼트가 판을 뒤집을 수 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